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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시는 불꽃이었고 어둠이 넘쳤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병든 옷이었다 넌지시 건네는 손바닥 위로 새끼들이 기웃거렸다 봄이 오면 쌀뜬물에 눈을 띄어 보내야지 어딘가로 가게 되면 구두들이 먼저 와 있다 그러나 나는 강물보다 넓게 흘렀던 하늘에 닿은 물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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뺨을 베어먹으면 사과 맛이 날까 웃음 여기서 잠깐 한모금 물을 마시면 줄기까지 생생해진다 팔목을 가르는 뼈들을 접붙이니 작은 팔들이 생겨났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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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하자면 단순한 우울의 탐닉 나는 열대의 과일을 베어먹으며 쇼핑을 한다 오늘은 작년에 보았던 어린 소년이 두 뼘이나 자란 것을 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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벚꽃이 날리는데 언니의 얼굴은 이미 꽃밭이다 더듬이를 세운 측음기 무너진 천장 오지 않는 아버님의 편지 비린내를 풍기는 조부의 방문을 열어제끼면 물씬 돌아나오는 어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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엉덩이 하나는 늘 집으로 가는 길목에 놓여 있습니다 방과 후 아이들이 엉덩이에서 물을 받아마시고 입술을 닦습니다 나는 참으로 고마워서 가만히 쓰다듬어줍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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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외를 외치는 소년에게 동전 두 닢을 내밀었는데 이건 나뭇잎잖아요 내게는 아씨의 젖꽃판을 주세요 말하니 어찌해야 할까 캬바레 뽀이들은 편지를 보내본 적 있을까 몰라 종이를 곱게 접어 깎은 손톱을 모아봤어야지 난 내 어미 아비에게서 물려받은 예쁜 종아리로 산책을 가겠어 언니의 가죽을 귀에 걸고 오늘밤은 낭만이 불타는 선로를 따라가야겠어 그러다가 운수 좋을 때면 욕설을 하며 내게 부딪치는 시인 하나도 건지겠지 웃음 또 웃음 이런 자극적인 상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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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니의 얼굴을 잡아뜯으면 늘 봄이었다 빨간 얼굴로 눈발이 몰아치는 거리로 뛰쳐나갔는데 왜 나는 말없이 웃고만 있었을까 환호작약하는 창문을 벗어던지고 노란 입술을 입었는데 내 남자는 후지야마 중턱에서 두 다리를 잃었다고 소리치고 있었단가 그야말로 쑥스러운 일이었는데 조부모께서 아장아장 걸어오시며 하는 말이 얘야 이 나라는 끝이 난 것 같단다 빛과 소금이 터져나오는구나 언니, 그 다리로 향하면 안돼 빨래하는 아낙들 곁에 서면 강에 처박히고 말 거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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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밤도 모두를 만나
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
눅눅한 둥지에 누워 잠을 청할 때
삐에로는 나를 보며 웃지
잘 자 또 보자
뼈마디는 아파오는데 엄마의 손바닥은 따뜻해
내내 글썽이던 테디베어는 아랫도리를 벗는다
마음만은 얼음처럼 손을 대서는 안 되는데
왜 그리도 기다릴 줄은 모르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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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아서며 답하네 너는 잘못 날아왔다네 토라져서 덤비고요 뼈와 살은 분리됩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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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곧 죽겠다고 말하지만 강물은 뜨겁습니다 여름 아래 누운 쥐들이 곱게 타들어가고요 잘 여문 과일들이 눈을 뜨고 울어요 몸 안에서 꽃들이 피는데 어느새 겨울, 입술이 열리면서 새들의 날개가 돋습니다 말할 수도 없고요 손과 다리는 뻗어가네요 지평선을 어루만져볼까 장막을 걷어 달의 살결을 만져볼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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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살들은 함구한 채 여래의 자식들을 잉태해 왔다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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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의 목구멍에는 굴 소년이 우울한 낯빛으로 기생 중이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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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패왕이 될 거야. 미나마따 소년은 검은 혀를 날름거리며 웃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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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하자면 그 시절 나는 유리알이었다 굴러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던 때 손가락은 나를 간지럽히지도 않았고 낡은 책상 아래로도 밀어 떨어뜨리지 않았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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온몸의 아홉 개의 구멍에서 온통 점액이 흘러나와 이윽고 바닥에 고인 못을 통해 아이들이 기어나왔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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담뱃불이 떨어지는 동안 한마디만 더할게. 있잖아. 나도 사람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. 너의 손바닥이 나의 목덜미를 쓰다듬을 때 그 손목을 나의 손으로 꼭 쥐어볼 수만 있다면. 그러나 같은 걸음으로 걸으며 어깨를 기대고 가끔씩 고개를 돌려 마주보고 한번쯤 웃어보이고 때로는 거리의 풍경들이 나보다 낮아지는 것을 체험하며 한 살 한 살 그러나 갈수록 점점 땅에 가까워지고 나는 죽어가고 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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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바닥에 머무는 눈송이들은 아무런 추억도 남기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다. 폭양 속의 어린이들은 두 눈을 태우며 뛰어간다. 빈 객실마다 놓인 이부자락에 피어오르던 흰 꽃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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폭설. 찢어진 청바지는 헐거운 입을 오물거린다. 바람이 불고 생태계는 눈빛을 태우며 가만가만 운다. 마음을 물결처럼 치환해 백계의 미세포를 돌이켜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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